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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아무튼,

1.

아이돌을 좋아하면서도 느끼는 사람을 소비하는 불쾌한 감각이 있다. 그들의 자존감과 삶과, 재능을 소비하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일상들. 이런 생각을 한 지 얼마 안 된 거 같고 고작 몇 년 전? 당시 의사가 왜 사람을 소비한다고 하는 거냐고 물었고 나는 의식하지 않고 했던 말이라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게 뭔지 아주 곰곰이 생각하는 건 아니었지만 종종 떠오르고 어딘가 소화되지 않은 찌꺼기처럼 남아있었다. 사실 잠시 슬퍼하고 애도하고 그 정도가 할 수 있는 전부일 수도 있다 생각한다 실제로 그렇고. 그런데도 누가 말한 것처럼 조금 비겁하게 외면했던 자국이 그대로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란 생각이 든다. 그냥 비겁하게 살지 않는 게 어떤 건지, 사람을 소비하지 않고 좋아하는 방법이 뭔지 자꾸 떠올리게 된다

 

2.

햇볕 보는 게 왜 좋은 건지 요즘 깨닫고 있다. 그래서 흐리거나 비 오는 날 너무 싫다. 새파란 하늘이 선명하게 보이고 그늘 밖을 나가면 땃땃한 온도가 느껴지는 게 좋더라고. 예전에는 햇볕이 뜨거나, 비가 오거나 무관심했는데 나이가 든 건지 뭔지 잘 모르겠는데 맨날 해가 뜨길 바라고 있다. 비 정말 적당히 좀 오고

 

3.

이렇게 말하니까 밖에 자주 나가는 거 같은데 일주일에 하루 나간다. 병원 갈 때. 저번 주 주말은 유독 춥더라고. 후드 입었는데도 추워서 신호 기다리며 좀 떨었다. 음, 그리고 차를 마시고 싶어서 병원 갔다 이마트에 잠시 들렸는데 뭘 먹어야 될지 몰라 헤매다가 예전에 누가 추천해준 걸로 골랐다. 향기도 거의 없고 맛도 옅어서 먹을만해서 만족한다. 다만 블랙티라 카페인이 들어있는 듯하더라고. 낮에만 먹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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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첫일기

10월의 첫일기

1.

슈퍼엠이 데뷔를 했다. 사실 처음 이 얘기 듣고 이수만 영감탱 드뎌 미쳤구나했는데 뮤비와 멤버들 보니까 좀 납득되면서 나도 모르게 잘 되길 바라고 있더라고. 뭣보다 쟈핑이 너무 내 취향이다. 비장하고 터지는 사운드와 땟깔 좋은 비트까지 너무 취향이더라고. 음반에 못난 발라드 없는 것도 진짜 좋다. 곡수 맞춘다고 넣는 발라드 정말 싫은데 그런 곡이 하나도 없더라고 정말. 미래 지향적이지 않지만 나름 세련된 곡들로 구성되어서 너무 좋았다. 파워워킹하면서 들으면 개쩔겠단 생각도 들고. 뭐 이 그룹이 당장에 잘 되거나 엄청난 성공을 거둘거라고 생각은 안 하는데 투어 잡힌 거 보니까 제대로 해보겠다는 거 같던데 그저 노력에 보답이 되는 결과가 있길 바랄뿐이다. 저의 최애가 있어서 그런거 아닙니다. 사실 맞음. 잘 됐음 좋겠어. 애들 다들 열심히 하니까 또. 흑흑 내 인생만큼 얘네 어케 될지 궁금해(-_-

 

2.

며칠동안 술을 먹었는데 어제 금요일에 번뜩 아 계속 이렇게 혼자 술을 쳐마시다간 알콜중독이 되겠구나싶더라고. 그래스 금요일은 안 먹었어. 사실 먹은게 얼마 안되긴 하는데 양은 적어도 꾸준히 먹게 되는게 좀 무섭더라고. 뭐든 꾸준히 하다보면 늘고 쌓이게 되고 그게 습관이 되니까 술먹는 습관을 만들수는 없으니까 자제하는데. 가끔 탄산 섞인 알콜의 맛이 너무 땡길때가 있다. 온리 탄산만 있는 음료가 주는 맛과 전혀 다른 어떤 게 있는데 그게 좀 중독적이더라고. 하지만 이제 일주일에 한번으로 줄이기로 했다. 

 

3.

의사가 연애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연애 생각이 안 든지 70년째. 세포가 없나봐 진짜. 그냥 남자보면 아, 그렇구나 하게 되지 그 이상 아무 생각이 안 들어. 어케 한국 살면서 연애할 수 있지 이런 생각이 들때도 있는데 뭐 지 마음이니까. 근데 전 모르겠어요. 지금 연애가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제 생존을 어떻게 지켜가며 살아야 할지가 더 문젠데요? 연애 뭐라고 진짜. 한 23억 정도 생기면 연애 생각 들수도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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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

9/30

1.

벌써 구월의 마지막 날이다. 9월 1이 엊그제 같았는데 내일이 10월이라니 정말 시간은 빨리 흐르고 한 건 없고 해야 될 건 또 뭔지 모르겠고 막막하다. 이번에 유독 pms도 심하고 생리하면 나아지던 울적함도 그대로라 정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우울하고 심드렁하고 재미없고. 원래 재미없는 인생이 생리로 인해 더 재미없게 느껴지면 자궁새끼도 알아서 자제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아 빡쳐 쓰다보니까 그러네; 어서 생리 끝나고 이 우울함이 덜해졌으면 좋겠다. 약발도 안 받아. 아니 받아서 이 정돈가;

 

2.

너무 독립하고 싶어서 잠깐 오라는데 가서 일할까 했는데 그건 또 아닌 거 같아. 오래 일해야 하는데 갔다가 안 맞아서 돌아오면 말짱헛일 한거 잖아. 가끔 대학시절, 첫직장 뭐 이런 기억을 떠올리는데 그 때 왜 그랬을까 하다가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만물에 서툴고 겁먹은 내가 있더라고. 대학시절은 정병의 시작이였다. 정말.. 일찍 알았으면 미리 병원 갔을텐데 몰랐어 그게 정병의 시작인지; 직장은 뭐 사회성 딱히 없다보니 헛투성이였고 지금 생각해도 살짝 나사 나간 애 같았던 거 같아. 왜 그랬지? 하지만 또 어쩔 수 없었지 뭐. 하게 되는. 

 

3.

책 좀 읽어볼라고 빌렸는데 노잼이라 조만간 반납해야 될 거 같아. 고딕 어쩌고는 정말 나랑 안 맞고 다른 책은 단편집이라 재밌는 것만 골라 읽고 말았어. 장르 가리지 않고 책 읽는 사람들 너무 신기하다 어케 그렇게 되지? 나는 은근 책 많이 가려서 남들 재밌다는 거 빌렸다가 못 읽고 반납한게 수두룩한데. 일단 과학적인 도서들이 그래. 뭔 소리야......이런 생각만 들고 나도 모르겠다. 싶으면 덮게 되는 취미인데 어려운 거 읽고 싶지 않다. 재밌는 거 읽고 싶다고. 그래서 맨날 읽는 책만 읽어 칭구들아 쇼코의 미소 읽어죠 존잼이고 땃땃해. 최은영짱.. 얼마전에 벌새 책도 샀는데 최은영 글이 있어서 샀어. 역시 감상도 좋더라 너무 공감하면서 읽었다. 메기, 아워바디도 보고 싶은데 상영관이 없어. 흑흑 부국제 예매는 놓쳤고 정신놓고 사는듯.

 

4.

이번 주 태풍온대 별 피해없었으면 좋겠네. 태풍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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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벌새

벌새를 봤다. 관람 후 메모를 가져옴

벌새를 봤다. 사실 뭔 말 해야될지 잘 모르겠다. 정리가 잘 안 된다 해야 되나? 여러가지가 막 떠오르는데 제일 뚜렷한 건 은희를 보며 자신을 혐오했던 그 시기가 떠올랐다. 그 시기가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지나쳤는데도 아직까지 그때 나를 너무 싫어해서 괴로워했던 기억이 났다. 나도 어쩔 수 없는 것들. 친구도 공부도 어느 하나 마음대로 되는게 없고 자꾸 나만 싫어지던 시절. 그래서 영화 속 은희가 머뭇거리고 한반작 늦게 대답할때마다 너무 속이 터졌다. 나같아서;; 나도 모르게 머뭇거리지 말라고 할뻔. 

그리고 친구 중에도 오빠에게 맞는 아이들이 종종 있었다. 그 중에 허리띠로 맞는 애가 있었는데 걔가 생각났다. 가정폭력 중에 이런 얘기를 하는건 벌새가 처음 아닌가? 친구가 맞았다 말했던 당시에도 나도 걔도 일상이라 이상하다 생각지 못 했는데 멀리서 영화를 보는데 너무 이상해서 왜 어떤 어른도 걔네 오빠를 말리지 않고 나무라지 않았던건지. 왜 딸들을 유기에 가까운 상황에 처하게 만든건지. 영화 보면서 짜증난다 생각했는데 좀 무력해지는 기분이라 그랬던 거 같다. 은희와 모든 부분이 겹치진 않지만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너무 많은 것들이 지나가고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감정은 제대로 수습되지도 않았는데 또 다른 일들이 생기고. 그냥 어떻게 그 때를 견뎌왔는지 모르겠다 정말.

음. 그리고 개인의 이야기와 큰 사건을 연결 시키는 부분이 너무 거창하지 않고 감성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길어졌네. 아직도 정리가 안되니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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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4일 일요일

8월4일 일요일

1.

요즘 매일 쪄지는 만두의 입장을 생각하고 있다. 찐만두 별생각 없이 먹었던 나를 규탄한다. 이렇게 날씨와 습도로 쩌지는 데 아가미 하나 안 생길 수 있지? 너무 덥다. 우리 앞바다 있는데 뛰어들고 싶다. 정말. 이럴 때 욕조 없는 게 아쉽다. 있었으면 맨날 드가서 인터넷 했을 텐데 물에 살 불어서 웃겼겠지만. 아 존나 더워. 에어컨 발명해주신 분 감사합니다. 하지만 전기세 있죠 일렉트릭 쇼크(?) 무튼 존나 나올까 봐 겁내면서 튼다고. 할인해주세요. 아가미 없어서 물에 못 갔다 말이에요

 

2.

생일은 별일 없이 아이스크림을 퍼먹으며 보냈다. 껄껄 그리고 더웠다. 

 

3.

생일에 생리가 터졌다. 미친 자궁은 여름에는 눈치껏 안 해야지 지맘대로 하고 난리야. 아니 생리 대체 왜 해야해. 생산할 것도 없는데 진짜 번거롭고 짜증나고 덥고 아프고 지랄맞은 육신. 육신을 버리고 새 곳으로 떠나고 싶네요. 여러분 전 이제 그만 떠날게요.는 무슨 저는 집에 얌전히 앉아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거 앎? 나 마크랑 생일 같아. 하지만 우리 사이엔 52년의 나이차가 있지. 그렇다는 것입니다

 

4.

요즘 영화도 거의 안 보는데 엑시트 괜찮다고 해서 보러 갈까 고민하다 바깥 날씨보고 포기했다. 준비하는 동안 씻은건 도무룩 될 것이고 바깥은 불지옥이라 죽지 않아도 지옥의 고통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아. 얼마전에 도서관에 반납 하러 갔다가 진짜 전신이 그릴에 태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신이 뭔가 구워먹는 느김이야. 정말 거짓말 안 하고. 그래서 도서관은 완전 장난 아니고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건 백화점이어야 되는거 아닌지. 다들 제각각 누워서 책보는데 신기하고 요즘 도서관은 잘 되어 있구나가 아니라 아니 애초에 왜 누울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논건지 이해가 잘 안 돼. 앉기만 해도 책 찾기 좀 쉬울텐데 밟고 다닐 수 없잖아.-_- 

 

5.

다음주에 태풍이 3개나 온대. 습한거야 어쩔 수 없지만 바람 존나 불었으면 좋겠다. 3개씩이나 오는데 찜통처럼 바람 한 점 없는 날씨 진짜 가오 안 서니까 제발 바람 불어서 시원하게 만들어죠 아니면 비를 바로바로 내리게 해주던가 근데... 태풍오면 놀러 갈 수 있나 못 가는거 아닌가. 뭐지. 태풍 새끼 눈치껏 와야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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