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

오늘은 비

1.

 눈이 부시게를 다 봤다 왓챠에 업로드되어 있더라고. 마지막 2편만 남겨두고 안 봐서 이제사 봤는데 앞부분이 대강 생각이 나서 어떻게 진행됐더라 하면서 짱구를 좀 굴렸다능. 막 줄줄 울지 않았는데 왜 사람들이 울었다고 했는지 알 거 같았다. 삶이란 기억을 밑바탕으로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기대하는 거라 생각하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그 기억이 점점 흐려지고 한 곳에서 머물러 있는 주인공이 나오잖아. 다른 데서도 말했는데 사람이 현재를 미련 없이 떨쳐내고 미래를 가기 위해서는 과거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어야 하는 거 같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준다지만 결코 해결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물게 하는 기억도 있으니까. 사람은 쉽게 상처 받고 그 기억을 평생 간직하기도 하고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혹은 위로와 위안이 중요한 거 같았다. 뭐가됐든 사람하고 살아가야 하니까. 요즘은 뭘 봐도 지루한데 어쩐 일로 마지막 두 편은 지루하지 않고 집중해서 봤다. 그냥 행복한 일을 많이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기억으로 살아가야 될 일이 있을 테니까

 

2.

초당 옥수수를 샀다. 생각보다 비싸더라고. 어제 받아서 먹어봤는데 개존맛이었다. 옥수수는 원래 삶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이걸 초당 옥수수가 다 깼다. 어케 안 삶고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옥수수가 있지? 원래 옥수수 좋아하는데 삶지도 딱히 큰 손질 안 해도 그냥 먹어도 돼서 너무 편리하고 맛있다(?)

 

3.

친구들 만났다. 두 사람 다 결혼했고 한 사람은 결혼하고 처음 보는 건가 아닌가 무튼 얘네가 아티움 가자고 해서 너무 웃겼는데 농담 아니고 진짜로 가서 스엠 친구들 굿즈를 구경하고 주씨가 젤리를 사주었다. 진짜 넘 웃겨서 아직도 웃는다. 다른 굿즈는 모르겠고 크리스탈 굿즈 좀 예쁘면 사고 싶었는데 별거 없더라고. 사실 기대보다 크게 뭔가 없어서 좀 아쉬웠다. 그러고 카페보다 더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을 찾아서 모텔에 가서 티비를 봤다. 친구들 하고 티비 보는 거 넘 존잼이더라. 특히 음악방송. 남돌들 하나같이 치명적인 척하는데 존못이고 여돌들 하나같이 예뻐서 눈물이 났네. 무슨 일이야. 요즘은 여자 아이들 무대가 제일 재밌다. 노래도, 무대도 다 좋더라고. 투자해 어서. 하는 소연이 너무 까리해서 볼때마다 감탄한다. 아! 주씨가 사준 엔시ㅌI 젤리 정말 노맛이고 진짜 모양도 문젠데 맛 좀 어케 해주라. 내가 먹은 젤리 중에 제일 맛없어. 근데 이거 세븐일레븐에 판대. 직장 다닐 땐 없던데 판매한 지 얼마 안 됐나봐. 

 

4.

놀이기구 못 타는 종종 놀이동산 가고 싶다. 이제 그런데 가서 뛰어놀 기력도 없는데 그냥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단 말이야. 예정에 없이 아무 데나 가고 싶어 질 때도 있고 그래서 불쑥 서울을 가기도 하는데 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바다가 그렇게 보고 싶어서 해운대라도 갈까 하다가 바다 제대로 못 볼 거 같아서 말았다. 그러면서 집에 있는 건 좀 편해서 불쑥 어딜 안 가면 또 안 나가. 

 

5.

미드소마 봤다. 정말 웃긴 영화였다. 베드신이라고 해야 하나? 그 씬이 그렇게 웃기고 이상한 거 처음 봐서 보다가 빵터졌는데 이 감독은 가족을 형성하는 행위 자체도 싫어하나? 영화 보면 사람도 싫고 가족도 좆까 이런 느낌이 팍팍 들어서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궁금해졌지만 검색을 못 해서 별 정보를 얻지 못하고. 유전보다는 밝고 전혀 무섭지 않다. 그냥 맛간 사람들 떼로 모여서 꽃동산에 사는 얘긴데 그걸 고어와 인간 혐오를 섞어서 만든 거 같았다. 여주 마지막 표정이 되게 인상적인데 존나 속 시원해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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