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아무튼,

1.

아이돌을 좋아하면서도 느끼는 사람을 소비하는 불쾌한 감각이 있다. 그들의 자존감과 삶과, 재능을 소비하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일상들. 이런 생각을 한 지 얼마 안 된 거 같고 고작 몇 년 전? 당시 의사가 왜 사람을 소비한다고 하는 거냐고 물었고 나는 의식하지 않고 했던 말이라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게 뭔지 아주 곰곰이 생각하는 건 아니었지만 종종 떠오르고 어딘가 소화되지 않은 찌꺼기처럼 남아있었다. 사실 잠시 슬퍼하고 애도하고 그 정도가 할 수 있는 전부일 수도 있다 생각한다 실제로 그렇고. 그런데도 누가 말한 것처럼 조금 비겁하게 외면했던 자국이 그대로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란 생각이 든다. 그냥 비겁하게 살지 않는 게 어떤 건지, 사람을 소비하지 않고 좋아하는 방법이 뭔지 자꾸 떠올리게 된다

 

2.

햇볕 보는 게 왜 좋은 건지 요즘 깨닫고 있다. 그래서 흐리거나 비 오는 날 너무 싫다. 새파란 하늘이 선명하게 보이고 그늘 밖을 나가면 땃땃한 온도가 느껴지는 게 좋더라고. 예전에는 햇볕이 뜨거나, 비가 오거나 무관심했는데 나이가 든 건지 뭔지 잘 모르겠는데 맨날 해가 뜨길 바라고 있다. 비 정말 적당히 좀 오고

 

3.

이렇게 말하니까 밖에 자주 나가는 거 같은데 일주일에 하루 나간다. 병원 갈 때. 저번 주 주말은 유독 춥더라고. 후드 입었는데도 추워서 신호 기다리며 좀 떨었다. 음, 그리고 차를 마시고 싶어서 병원 갔다 이마트에 잠시 들렸는데 뭘 먹어야 될지 몰라 헤매다가 예전에 누가 추천해준 걸로 골랐다. 향기도 거의 없고 맛도 옅어서 먹을만해서 만족한다. 다만 블랙티라 카페인이 들어있는 듯하더라고. 낮에만 먹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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