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벌새

벌새를 봤다. 관람 후 메모를 가져옴

벌새를 봤다. 사실 뭔 말 해야될지 잘 모르겠다. 정리가 잘 안 된다 해야 되나? 여러가지가 막 떠오르는데 제일 뚜렷한 건 은희를 보며 자신을 혐오했던 그 시기가 떠올랐다. 그 시기가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지나쳤는데도 아직까지 그때 나를 너무 싫어해서 괴로워했던 기억이 났다. 나도 어쩔 수 없는 것들. 친구도 공부도 어느 하나 마음대로 되는게 없고 자꾸 나만 싫어지던 시절. 그래서 영화 속 은희가 머뭇거리고 한반작 늦게 대답할때마다 너무 속이 터졌다. 나같아서;; 나도 모르게 머뭇거리지 말라고 할뻔. 

그리고 친구 중에도 오빠에게 맞는 아이들이 종종 있었다. 그 중에 허리띠로 맞는 애가 있었는데 걔가 생각났다. 가정폭력 중에 이런 얘기를 하는건 벌새가 처음 아닌가? 친구가 맞았다 말했던 당시에도 나도 걔도 일상이라 이상하다 생각지 못 했는데 멀리서 영화를 보는데 너무 이상해서 왜 어떤 어른도 걔네 오빠를 말리지 않고 나무라지 않았던건지. 왜 딸들을 유기에 가까운 상황에 처하게 만든건지. 영화 보면서 짜증난다 생각했는데 좀 무력해지는 기분이라 그랬던 거 같다. 은희와 모든 부분이 겹치진 않지만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너무 많은 것들이 지나가고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감정은 제대로 수습되지도 않았는데 또 다른 일들이 생기고. 그냥 어떻게 그 때를 견뎌왔는지 모르겠다 정말.

음. 그리고 개인의 이야기와 큰 사건을 연결 시키는 부분이 너무 거창하지 않고 감성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길어졌네. 아직도 정리가 안되니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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